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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 라는 속담 많이들 들어 봤을거야.

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그것이 반복되다 보면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그 영향이 커질 수 있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지.

 

세경이와 지훈이와의 관계를 보면 딱 저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어

지훈이가 인식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세경이라는 가랑비에 아주 천천히 젖어들고 있는 거지.

 

특히 사골과 밥을 비롯한 일상생활에서 저런 현상이 잘 보여지고 있어.

 

우선 사골을 살펴보자면,

 

지훈이는 처음에 사골을 자발적으로 마시지 않아.

 

자발적은 커녕 챙겨줘도 안 마시는 경우가 많았다는 걸 현경이가 세경이에게 사골을 병원으로 가져다 주라고 하면서 지훈이 마시는 걸 꼭 지켜보라고 한 말에서 짐작할 수 있지.

 

그렇지만 세경이가 묵묵히 또는 고집스럽게 자신이 마시는 걸 지켜보고 나서야 가는 걸 보고서 지훈이는 세경이가 지켜보지 않아도 가져다 주면 스스로 마시기 시작해.

심지어 목도리 에피에서는 세경이가 사골을 데워 줄 테니 먹고 가라는 소리에 기다렸다 먹고 가는 모습도 보이지.

초기 사골에 대한 태도와는 정말 많이 달라졌음을 볼 수 있어.

지훈이도 모르는 사이에 세경이의 사골에 길들여졌다고나 할까.

자기도 모르는 사이 지훈이에게 조그만 변화가 생긴거지.

 

이와 같은 현상은 집에서 하는 식사에서도 나타나는데,

지킥 초반에 지훈이는 집에서 식사하는 모습을 거의 볼 수 없었어.

세경이가 뭔가 챙겨 주려고 하면 됐다고 거절하면서 냉장고에서 음료수 같은 걸 하나 꺼내 마시고 출근하곤 했지.

그런데 지훈이는 얼마 전 한밤 중에 들어와 세경이에게 밥 좀 달라고 해서 먹으면서 왜 밖에서 먹으면 이 맛이 안날까 라고 말하는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를 보여줘.

은연 중에 세경이가 해 주는 집밥이 밖에서 먹는 음식과 다르다는 것을 지훈이가 깨닫고 세경이의 밥을 요구한 거라고 볼 수 있지.

 

이렇게 지훈이는 자기도 모르게 세경이에게 젖어들고 있어.

그것이 너무 반복되는 일상에서의 삶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아직은 자각하지 못할 뿐.

 

그나저나 지세를 딱히 지지하는 건 아닌데 계속 지세글만 쓰는군.

Posted by 자기앞의 생